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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42서울(42Seoul) 라피신 후기

10월에 공식 퇴사를 하게되었고, 퇴사 절차 진행 중에 여러 부트캠프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 중 신청했었던 42서울 프로그램에 마침 퇴사날짜와 딱 맞춰 라피신 기간이 겹쳐, 운좋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라피신은 프랑스어로 '수영장'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42서울은 교사, 교재, 수업이 없는 3無 교육을 지향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 4주의 기간은 42서울의 교육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교육이자 평가입니다. 마치 아무것도 없이 수영장에 던져진 것처럼 교육생들은 아무것도 없이 동료들과 함께 지식을 습득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합니다. 코딩을 배우는 과정이 수영을 배우는 과정과 비슷한 셈이네요. 휴일 없이 4주 동안 매일 클러스터에서 동료학습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이 정말 특이했습니다. 사실 이런저런 개인 사정때문에 며칠정도 못나올 법도 한데, 다들 쉬는날 없이 4주동안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에 저도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개인사정으로 첫 러쉬가 진행되는 주말에 결석을 했습니다..)

수영장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가보면 이런 느낌입니다.

42서울의 라피신 과정 자체가 저에게 비전공자로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전공자들과 교류하는 기회도 가질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았고, 42서울에서 포커스로하는 C계열 기술 스택이 기초를 쌓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어 참여를 결심했습니다.

두근두근 1주차


첫 날, 굉장히 떨렸던 기억이 납니다. 클러스터에 도착했더니 수백명의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간단한 등록 절차를 거치고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앞 뒤로 줄서있던 사람들과 통성명했는데, 그 때 줄섰던 사람들과 한달동안 밥과 과제를 함께하는 패밀리가 되었습니다!

코딩을 함께하는 경험은 너무 즐거웠습니다. 막히는 순간, 멘붕의 순간도 많았는데 동료 학습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대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습니다. 첫 주에는 개인 과제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Shell00, Shell01를 풀었고 C00을 조금 풀고 첫 시험을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며칠동안 사라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안알려주는 교육과 완전 노베이스에겐 생각보다 높은 과제 난이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교양수업으로나마 C를 접해서 좀 수월했지만, 만약 아예 몰랐다면 훨씬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말에는 Rush00가 진행됩니다. 팀플 개념인데, 3명의 랜덤 조로 배정받아 간단한 팀플 과제를 수행합니다. 아쉽게도 일정이 있어서 러쉬00을 참여 못했습니다. 다들 일정을 한 달을 통으로 비워두는지 저처럼 2일을 째버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녀오고나서도 러쉬00 불참하니 진도에 비해 레벨이 처져서 불안했습니다. 합격 꼭 하고싶으신 분들은 러쉬 필참을 잊지마세요.


2주차


2주차엔 C 과제를 본격적으로 밀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다들 적응하게 되었고 슬슬 배달음식을 시키는 빈도가 늘어났던 것 같습니다. 첫 주에는 맛집을 찾아 이곳저곳 돌아다녔는데 배달이 제일 편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찬가지로 2주차 과제는 포인터 개념과 간단한 알고리즘 문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 때쯤 가장 진도 차이가 극명했던 것 같아요. 아직 shell00을 풀고있는 피시너도 있는 반면, C6을 풀고있는 피시너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딱 중간이었네요.

2주차 시험을 살짝 망치고, Rush01을 진행했습니다. 첫 러쉬였는데 다행히도 팀을 잘만나서 정말 재미있게 과제를 했습니다. 과제 난이도가 높긴 했는데 마감 시간 얼마 앞두고 결국 제출을 해냈고, 어이없는 실수로 0점을 받았지만 처음으로 개발 프로젝트 팀플을 성공한 것 같은 기분에 성취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협업의 관점에서 코드작성도 배운 것 같아서 러쉬02와 BSQ는 결과에 상관없이 꼭 참여해야지 결심했습니다.

3주차


슬슬 지치는 구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라피신을 다시 하는 사람과 C에 익숙한 전공자는 이 때쯤 진도를 다 뽑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쯤되면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진도나가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3주차~4주차의 과제 주제는 메모리 동적할당과 make파일 작성, 헤더 파일 작성 등을 배웠습니다. 메모리가 하나만 잘못하면 segmentation fault가 나와버려서 얼마나 섬세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3주차 시험은 처음으로 만족할만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주말에는 마지막 러쉬02도 하고 싶었는데 진도가 너무 늦어져서 결국 BSQ만 하기로 결정하고 개인 과제를 풀었습니다. rush 02는 살짝 옆에서 봤는데 매우 난이도가 높더군요. 주차가 지날수록 난이도가 확 높아지는게 체감되었습니다. 나름 팁아닌 팁이라면 첫주 rush00을 하는게 합격 측면에서는 유리할 것 같네요.


4주차 - 끝


3주차 주말까지 개인과제를 C08~C09까지 거의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 시기쯤 다른 교육생들도 거의 재수강(?)작업이 완료가 되고 레벨이 상향 평준화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레벨에 미련이 없었기에 재수강을 그만두고 BSQ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BSQ는 실력과 상관없이 꼭 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2명이서 프로젝트를 하기 때문에 버스가 가능한 러쉬와 달리 두 명 다 자기 역할을 잘 해야 구현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구현보다 괴랄한 입출력 예외처리에 시간을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애초에 어디서 틀릴지 몰라서 틀린다고 생각하고 제출했는데 역시는 역시였습니다. 프로젝트는 fail을 받았지만 과제는 잘 구현했다고 생각해서 전혀 아쉬움은 없었습니다.

금요일 날에는 Final 시험이 있습니다. BSQ 제출 후 남은 기간은 함수 구현 연습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험 모든 과정이 종료됩니다. 제가 공부한 부분까지는 잘 풀었다고 생각해서 후회는 없었습니다. 

한달 동안 불태웠다. 주 최소 70시간은 클러스터에서 보냈다.


42서울 최종 합격


그 결과, 42서울 프로그램에는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개발자로서 첫 걸음을 내딛는 저에겐 합격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나름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해봤지만 본 과정의 길과 내가 희망하는 진로분야가 결이 다른 것 같아 등록을 포기했습니다. 우선, C언어를 당분간(3개월 정도) 본과정의 과제를 진행하는데 사용해야한다는 점이었는데요, 백엔드 개발자로서 진로를 희망했던 저는 시간이 많이 없었기에 조금 부담스럽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만약 학부생때 이 프로그램을 접했더라면 망설이지 않고 참여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탄탄한 기초를 다지기에는 잘 짜여진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됩니다. 해외에서 이미 충분히 검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긴 교육 기간과 C언어(이후에도 언어를 고를 수 있다지만 커리큘럼이 살짝 부실해보였습니다.)임에도 4주가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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